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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본법(안)’(이하,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이 7월 25일 국민 5만명이상의 동의를 얻어 입법청원이 성사되었다. 기후정의 실현과 에너지 공공성 확보를 위해 투쟁해 온 기후정의운동이 이뤄낸 소중한 성과이다. 하지만,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 법안이 실제 제정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과 장벽이 많다. 무엇보다 공공재생에너지확대에는 무관심하고 의지가 보이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배하고 있는 국회의석분포에서 법안 심사마저 제대로 이뤄질 지도 불투명하다.

공공재생에너지는 ‘공공재생에너지연대’에 의하면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어버린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에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책임과 피해, 결정권의 불평등에 맞서”, “에너지 공기업과 공동체 에너지가 협력하는 ‘공공(公共)협력’으로 재생에너지를 만들고, 소유하며, 운영하여”, “보다 신속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실현하고, 폐쇄 발전소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고용을 보장받으며”,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며 발생할 수 있는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이를 반영하여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은 “재생에너지를 자원으로 하는 발전산업을 공적 투자를 통하여 공적으로 개발 소유 운영하여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 및 보전하며 화석연료 발전산업의 종료 등으로 인한 화석연료 발전산업 종사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행함으로써 재생에너지를 정의롭고 균형있게 개발하여 이용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안 청원취지에도 이를 뚜렷하게 밝히고 있다. 법안은 △재생에너지 개발의 원칙△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책무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목표의 수립 △공공재생에너지확대계획의 수립 △공공재생에너지 위원회 설치와 운영 △공공재생에너지발전 등의 재원 △녹색공공투자은행의 설립 및 운영 △공공재생에너지확대를 위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지구의 지정 △발전지구 지정 등에 있어서 주민의견 수렴 △재생에너지 자원 이용 부담금의 부과ㆍ징수 △노동 부문의 정의로운 전환 이행 의무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공동접속설비 설치 및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화석연료 에너지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발전비중은 2024년 기준 10.54%로 사상 첫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OECD 38개 국가중에서 꼴찌 수준이다. 2024년 OECD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평균은 35.84%이다. 대한민국은 올해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2038년 재생에너지발전비중을 29.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정하였는데, OECD국가의 2024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재생에너지의 빠르고 과감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국내에는 61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중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2036년까지 28기가 폐쇄되어 LNG발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2038년까지 12기가 추가로 폐쇄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하겠다고 공약한 바가 있다. 석탄발전폐쇄시기가 2050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긴다고 하였지만, 여전히 늦다. 더군다나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에너지가 또 다른 화석연료인 LNG발전와 핵발전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재생에너지비중을 신속히 늘려야 한다고 하나, 수치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 석탄발전소폐쇄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는 발전노동자의 고용에 대한 대책이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지역사회를 위한 정의로운전환계획은 ‘지원’수준을 넘어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공공재생에너지연대에 의하면, 2023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태양광발전설비의 98.5%, 풍력발전설비의 91.2%는 민간이 차지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의 90% 이상이 민간이며, 60%는 해외 자본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발전비중에서 공공과 민간의 비율은 2023년 54.1% 대 45.9%에서, 2038년 40.3% 대 59.7%로 역전된다. 바람과 햇빛은 모두의 것이라고 얘기된다. 지금처럼 민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이 이뤄질 경우, 이후에는 필요 이상으로 전기요금은 오르고, 지역사회는 소외되고, 노동자의 고용과 삶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에너지전환의 이익을 소수의 자본만이 누릴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공공재생에너지의 빠르고, 정의로운 확대를 필수적으로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보수정치권은 해상풍력활성화특별법,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전력구매계약제도(PPA)의 도입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민간기업진출을 제도화하는데에만 관심을 쏟을 뿐이다.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의 국회청원달성은 위와 같은 한국사회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국민동의청원 5만명의 달성은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 이후 과정이 중요하다. 이후 과정은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의 타당성과 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전환에 대해 국민사이에 공통의 인식을 확보하는 과정과 함께,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함을 대중적으로 확인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이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관련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되었으므로, 법안 심사를 거치게 된다. 심사결과 처리타당성이 인정되어 채택되면 본회의에 부의되어 표결에 부쳐지고, 청원 취지의 달성과 실현이 불가능하여,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법안은 폐기된다. 이 과정에서 공공재생에너지법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론작업과 담론확산을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석탄발전폐쇄가 예정되고, 존재하고 있는 발전소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연대를 이뤄내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에 기반하여 국회 심사과정의 감시와 개입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공공재생에너지에 대한 전국적인 아젠다가 형성이 되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형성해야 하는 다른 흐름은 광역단위든, 기초단위든 상관없이 지자체에서 아래에서부터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운동을 형성하는 것이다. 기존 제주도의 ‘공풍화운동’, 전라남도의 ‘공영화운동’을 교훈삼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의 협동조합을 통한 재생에너지확대에 더하여 공공기관과 학교가 먼저 재생에너지를 설치하고 확대하자는 운동이 필요하다. ‘공공기관과 학교부터 RE100을!’이라는 구호아래 풀뿌리지역운동을 일구는 것은 공공재생에너지의 실현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대중화되면 지자체와 발전공기업이 협약을 맺어서, 이를 추진하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이 국회의 심사를 거쳐 실제 제정되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의 힘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그렇게 했을 때만이 공공재생에너지가 의도하고 있는 에너지의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실현, 정의로운 전환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