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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경북·경남·울산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사망 30명, 중상 9명, 경상 36명 등 75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주민 수천여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면적의 80%에 이르는 산림이 불타버렸으며, 1조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하였고, 2조원이 넘는 복구비용이 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불이 한 해에 400여건 이상 발생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한해 평균 546건이 발생하였다.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가장 크고(10년 평균 32.9%)이고, 쓰레기 소각(12.6%), 영농 부산물 소각(11.9%), 담뱃불 실화(6%), 건축물 화재 순이다. 산불은 봄철에 집중 발생(65%)하고, 월별로는 3월에 최다 발생한다. 이번 경북의성의 산불은 성묘객이 실수로 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산불도 원인과 시기로 볼 때 전형적인 봄철 대형산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은 올해 3월의 기후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3월 하순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이상고온이 지속되었으며, 상대습도는 평년대비 15%p 이상 낮았다고 밝힌 바가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한 서풍 바람이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과 확산이 쉬운 기상조건이 형성되었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올해 산불에 대해 ‘기후위기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산불이 크게 확산이 된 원인은 다른 데에 있다는 제기가 잇다랐다.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깝고 산림식생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의 산불발생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데 소나무 위주의 숲가꾸기 사업 등의 산림정책을 펴온 산림청이 산불 확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 단순림은 수분함량이 낮고 송진과 같은 기름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산불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산불 발생과 확산의 위험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무는 나뭇가지 끝까지 불타는 ‘수관화’형태의 산불을 띄게 되어, 바람에 불이 빨리, 멀리 퍼지기 쉬운 ‘불폭탄’이 되기 싶다는 것이다. 이번에 산불이 시작된 의성을 비롯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은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숲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산림청의 자료에 따르면 경북은 산림 면적 중 소나무 숲이 차지하는 비율(35%)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경북의 소나무(소나무·해송) 숲 면적은 45만7902㏊로 강원(25만8357㏊), 경남(27만3111㏊)보다 훨씬 넓다.

그렇다 하더라도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동반되면 대형산불로 확산될 위험은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탓’이라 하지 말자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강도도 더 강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 물론 산림청의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 숲가꾸기 사업은 바뀌어야 한다. 소나무중심의 산림구조를 불에 강한 활엽수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산림청이 소나무 중심으로 산림을 조성하는 정책의 배경에는 국립공원을 제외한 산림지의 90%가 사유지로 목재와 조경수 및 송이 등의 생산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산주인의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산불진압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산사태를 일으키고, 산불확산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임도의 건설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소나무중심의 수종을 활엽수로 바꾸거나 소나무와 활엽수를 섞은 숲으로 만드는 것, 불필요한 임도 건설의 억제 등 산불을 예방하고 줄이는 것과 함께 산불이 발생했을 시 이를 진압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인력 및 기구의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불의 진압은 산림청이 소방청을 지휘한다. 그리고 산불화재 이후에는 헬기 및 진화차량 도입, 임도 조성 등의 대책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산림청에 배정하는 대책이 반복된다. 그러나 산불을 진압하는 데에 헬기나 진화차량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바람이 불면 헬기는 뜨지 못하고, 산불을 끄는데에도 헬기에서 퍼붓는 물은 효과가 거의 없고, 진화차량은 산불이 거센지역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진화가 거의 끝난 후 잔불을 끌 때에만 이용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불진압인력의 운용도 문제이다. 산림청 소속의 정규직으로 고용된 전문인력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달리 지자체 소속의 비정규직 기간제 노동자인 산불진화대원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5~6월까지 근무한다. 근무기간이 6~7개월로 짧다 보니, 산불지역의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불진압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알려진다. 산불진압인력의 운용을 소방청이 통합적으로 담당하고, 인력의 고용안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산림청 국립과학산림원은 약 366만톤CO2eq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 366만 톤은 2022년 기준 산림에서 흡수한 온실가스 순흡수량 3,987만 톤의 약 9.2%에 해당하며, 이는 중형차 약 3,436만 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800km)할 때 배출하는 양과 동일하다. 이에 대해 과장된 해석이며, 실제 산불발생시 나무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나무가 품고 있는 탄소량의 1~10%정도밖에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불에 탄 나무도 탄소저장고인데, 불타거나 불타남은 나무를 베어내어, 이를 연료로 활용했을 때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한다. 따라서 산불로 불탄 지역을 인공적으로 다시 소나무중심의 산림으로 조성해서는 안되고(긴급벌채사업이란 이름으로 벌어진다), 그냥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활엽수림으로 숲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조사와 검토, 그에 따른 대책마련이 필요한 지점이다.

나무와 숲, 산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기후위기 시대에 사회적으로 보호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할 소중하고 중요한 공공재이다. 그러나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는 개발의 광풍과 포크레인의 삽질로 이 소중한 공공재가 훼손되고 무너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산불은 개발과 이익이 제일이라고 자만하는 사회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